티스토리 뷰
나는 대학 생활 4년 중 3년을 자취를 함. 1년 만에 기숙사에서 내동댕이쳐진 탓에 자취 만렙이 되었음. 돌이켜보면 그 시간은 내 인생에서 참으로 유감스러운 시절이었음.
암튼 그 당시에 여러 종류의 인스턴트 밑반찬들을 섭렵했는데, 본가로 돌아온 현재는 그런 인스턴트 반찬들을 쳐다보지도 않는 편. 그 인공적인 맛에 넘나 질린 탓임.
하지만 유일하게, 지금도 가끔 사먹는 반찬이 있으니 그거슨, 바로 샘표 우리엄마 메추리알 장조림임.
사실 '우리 엄마표' '우리 엄마'가 해주는 메추리알 장조림이 훨씬 맛있지만, 메추리알 삶기랑 까기가 귀찮다고 잘 안해주심.
또, 일단 집에서 메추리알 장조림을 만들게 되면 한번 만들 때 대량으로 만들어서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음? 그렇게되면 탱글탱글한 메추리알 고유의 식감을 보존하기가 너무 어려움.
이 두 가지 이유로 나는 본가에서도 샘표 '남의 엄마' 메추리알 장조림을 즐겨 사먹게 되었다고 한다... 또르르류
상온에 보관하기 때문에 냉장고 자리 차지하는 일이 없어서, 엄마도 딱히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시고, 탱탱한 식감 유지가 쌉가능.
아울러, 유통기한이 일반 햄이나 참치 통조림처럼 넉넉해서 저렴하게 팔 때 많이 구입해서 쟁여둘 수 있는 것도 큰 장점.
통조림을 뒤집어보면 빼곡하게 피어나는 영양 성분...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들은... 일단 메인 멤버인 고추와 메추리알이 국산이라는데 만족함.
예전에는 샘표 깻잎 통조림도 나름 맛있게 먹었었는데 깻잎이 중국산이라서 더이상 안 사먹었던 안타까운 추억이 있음.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네.
영양 정보를 아무리 꼼꼼히 읽어봐도 칼로리가 나와있지 않아서 샘표에 직접 문의를 드렸더니, 이렇듯 친절하게 답변해주심. 우리엄마 메추리알 장조림(통조림)은 130g 기준, 180Kcal라고 함.
참고로 샘표 메추리알 통조림을 오픈 할 때 주의해야 하는 게, 나는 매번 열 때마다 식탁에 국물이 울컥 쏟아짐. 내용물은 그닥 없지만(?) 국물이 흥건하니 이런 참사가 벌어짐. 그니까, 반드시 쏟아짐을 꼭 주의할 것.
우리집 모모씨는 쓸데없이 국물이 많다고 덜어내는데, 나는 오히려 좋아. 밥알에 국물 촉촉하게 적셔서 먹으면 냠냠긋.
그리고 캔자체가 일반 참치캔보다 왕크니까 절단면이 왕무서움. 이걸 좀 더 편하게 열 수 있게 개선하면 더 잘 잘 팔릴 텐데여?
무서워서 부들부들 떨면서 캔을 열어보면 꽤나 단출한 구성임. 메인인 메추리알을 제치고, 시선 강탈하는 재료는 정말 피곤에 쩔어보이는 꽈리고추 한 개임.
너무 늘어져 있어서 식감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을 정도.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생각했더니 이 연약한 몸으로 나름 단짠매콤의 '매콤'을 담당하는 핵심 멤버였음. 꽈리고추야, 네 한 몸 헌신해서 이 국물 맛을 매콤하게 만들었군아...
메추리알 개수는 보시다시피 여덟 알로, 저걸 누구 코에 붙이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제 코에는 붙입디다... 반찬 없을 때 꺼내서 야무지게 혼밥하기 딱 좋은 양인, 레알 밥도둑임. 양념이 쏙쏙 배어있어 정말 맛나다능.
솔직히 국물은 좀 많이 달짝지근한 편인데, 꽈리고추의 헌신으로 살짝 매운맛이 돌아서, 단짠매콤의 기가막힌 황금레시피가 굿이에요, 굿,굿 굿. (요새 웨이브에서 거침킥 보고 있음 + 비꼬는 거 아님)
요즘 진짜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생각되는 게, 예전에 자취방 앞에 있는 나름 큰마트에서 세일하면 이 샘표 메추리알 통조림을 개당 1200원 정도에 팔았었음. 본가로 컴백해서 이마트에서 하나씩 사먹을 때마다 매번 갱신되는 가격에 기함하곤 했는데, 최근에는 정말 가격이 정점을 찍은 것 같음.
가성비를 따지자면 메추리알 장조림 1kg를 확 구입해버릴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혼자서 한 끼 뚝딱하기는 샘표 메추리알이 넘나 적당한 것...
언제까지 이 메추리알 장조림을 엄마 몰래 마트 카트에 집어넣을 수 있을지... 넘나 비싸다, 물가야 그만 나대.
'영수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잇츠리얼넛츠 하루건강견과 블루베리 요거트 후기 (2) | 2023.03.21 |
---|---|
사옹원 튀김공방 매콤한입 고추튀김 (재구매의사 없는) 후기 (0) | 2023.03.14 |
맥심 디카페인 커피믹스 ; 늦은 밤 한 잔씩 마시는 후기 (0) | 2023.03.07 |
사옹원 김말이 튀김 ; 주말에 먹어본 후기 (1) | 2023.03.02 |
[리뷰] 맥심 화이트골드 ; 진리의 커피믹스 후기 (0) | 2023.02.28 |